최근 미국에서 기업공개가 감소하고 공개기업의 상장폐지가 증가함에 따라 공개기업의 수가 반감하였다는 점은 이 블로그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2020.7.12.자, 2022.7.2.자 등). 그런 변화의 이유는 주로 법규제에서 찾는 견해가 유력했다. 하나는 공개기업에 대한 회사법과 증권법의 규제가 과중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모규제의 완화로 인하여 사모를 통한 자금조달이 과거에 비해 용이해졌다는 것이다. 오늘은 공개기업 수의 감소라는 변화를 법이 아닌 실제 경제에서 찾는 최근 문헌을 소개한다. Mark J. Roe & Charles C. Y. Wang, Half the Firms, Double the Profits: Public Firms’ Transformation, 1996-2022 (2024)
저자들은 공개기업의 수는 반감했지만 미국경제에서 차지하는 공개기업의 이익과 시가총액의 비중은 줄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다(II장). 그들은 법규제는 공개기업 수의 감소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주었을 수 있지만 이익이나 시가총액의 증가를 설명할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그러한 증가의 원인을 실제 경제의 변화에서 찾고 있다. 그들은 다음 네 가지 관점에 대해서 검토한다(III장). ①산업조직(industrial organization)에서 원인을 찾는 견해; ②수십 년 전 기술변화로 공개기업의 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하였으나 장기적으로 감소하게 되었다는 견해; ③공개기업과 비공개기업에서의 가버넌스의 개선이 소규모 공개기업에 대한 수요의 감소를 가져왔다는 견해; ④국제경쟁의 영향으로 제조업을 영위하는 소규모 공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퇴출되었다는 견해. 저자들은 ①에 가장 큰 비중을 둔다. ①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미국 기업의 이익증가는 산업집중의 심화로 인한 것이고 산업집중의 심화는 완화된 반독점정책의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들이 보다 관심을 보이는 것은 반독점정책보다는 승자독식의 경제구조의 확산이다. 승자독식의 경제구조를 뒷받침하는 요소들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플래트폼으로 대표되는 네트워크효과; ⓑ규모의 경제; ⓒ경쟁력있는 기술, 예측력, 근면; ⓓ국제적 경쟁.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공개기업 수의 감소는 많은 정책담당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우려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끝으로 저자들은 이러한 판단을 토대로 현재 SEC가 비공개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시도에 대한 비판을 포함한 몇 가지 정책적인 논점을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