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경영을 견제하는 장치로서의 적대적 기업인수

전통적으로 적대적 기업인수는 비효율적 경영으로 저평가된 기업의 인수를 통해서 비효율적인 경영자를 제거하고 경제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메커니즘으로 평가되어왔다. 오늘은 그러한 통념이 타당하지 않는 상황이 존재할 수 있음을 지적하는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Sang Yop Kang, The Inefficiency of Hostile Takeovers as a Disciplinary Mechanism: A Theoretical Analysis (2024) 오래 전부터 교분이 있는 저자는 중국에서 가르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도 활동이 많은 학자로 블로그에 글을 기고한 바도 있다(2020.5.4.자).

저자는 이른바 “시장인프라 문제”(market infrastructure issues)로 인하여 주식가격에 왜곡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적대적 기업인수가 그러한 견제 메커니즘으로 작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주로 중국과 한국의 예를 들어 논의를 진행한다. 서론과 본론을 제외하면 논문은 두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II장에서는 적대적 기업인수가 비효율적인 기업과 경영자를 제거함으로써 경제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III장에서는 먼저 주식소유가 집중되어 지배주주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견제장치로서의 적대적 기업인수의 가치가 커질 수 없음을 지적한 후 구체적으로 시장인프라 문제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①제품시장과 자본시장에서의 정보 비대칭, ②독과점과 같은 산업조직의 불완전성, ③정부 등으로부터의 (차등적인) 보조금과 지원, ④자본시장의 불완전성.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시장 인프라 문제는 시장에서 주가를 왜곡시킴으로써 비효율적인 기업의 주가를 높게 유지하는 반면에 오히려 효율적인 기업의 주가는 끌어내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적대적 기업인수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고 그 결과 그 견제적 기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저자는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자 하는 국가는 적대적 기업인수를 촉진하기에 앞서 위와 같은 시장인프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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