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빅테크기업은 물론이고 일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기업에서도 무형자산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오늘은 이에 관한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Colleen Honigsberg, Dark Accounting Matter (2024) 저자는 드물게도 회계사경력과 아울러 회계학박사학위까지 갖고 있는 법학자로 Stanford Law School에서 회사법과 증권법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논문은 현재 S&P500의 경우 장부가 대비 주가 비율이 4.2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장부가치가 S&P500 시장가치의 20%도 설명하지 못함을 의미한다는 말로 시작한다. 나머지 80%는 기업의 대차대조표 어느 곳에도 표시되지 않는데 저자는 이를 현대의 회계기법상 보이지 않는 “암흑의 회계항목”(dark accounting matter)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이러한 암흑의 회계항목이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원칙(GAAP)에 따라 보고되는 재무정보의 유용성을 크게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과거 주가와 GAAP 재무정보 사이에는 매우 유의미한 관계가 있었지만 최근의 연구는 그 관계가 약화되고 있음을 보이고 있다. 그러한 변화의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암흑의 회계항목이고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회사내부에서 개발된 특허와 같은 무형자산이다. 그러한 내부적 무형자산은 통상 GAAP에 따라 가치가 0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대차대조표의 자산 가치는 체계적으로 과소표시된다. 또한 이러한 회계처리로 인하여 내부적 무형자산의 개발을 위한 투자는 비용으로 처리되는 반면 유형자산에 대한 투자는 자본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회계처리에도 불균형이 발생한다.
저자는 재무정보의 유용성의 감소를 보여주는 네 가지 경향을 제시한다. ①지난 수십 년간 경제의 변화와 IT와 같은 첨단산업의 성장에 따라 대차대조표에 기재되지 않는 무형 자산이 크게 증가하였다. ②무형자산의 성장에 따라 시장가치와 장부가치의 격차도 확대되었다. ③ GAAP의 적용 결과 순손실을 보고하는 기업 수가 크게 증가하여 상장기업의 약 50%가 마이너스의 순이익을 기록하였다. ④이른바 ‘non-GAAP’ 정보의 증가에 따라 그것을 통상의 GAAP에 따른 정보보다 더 신뢰하는 투자자가 증가하였다.
저자는 이러한 무형자산과 유사한 문제를 야기하는 예로 인적자본(human capital)을 든다.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 요소로서 인적자본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차대조표에는 ‘인적자본’이란 자산항목은 없으며 따라서 회계기준상 기업의 인적자본에 대한 공시는 거의 요구되지 않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새로운 공시제도를 제안한다. 그는 경영자로 하여금 시장가치와 장부가치의 차이를 유발한다고 판단되는 요소를 밝히고 이러한 차이를 유발하는 주요 무형자산에 대한 정보를 표준화된 서식을 통해서 보고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회사의 장부가액이 2억 달러임에도 시가총액이 10억 달러에 달하는 경우, 경영자는 8억 달러의 차이를 유발하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밝혀야 하며. 만약 경영자가 회사의 인적자본과 특허 포트폴리오가 그 차이의 주된 원인이라고 믿는다면 그에 대한 표준화된 공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