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에 의한 직접대출

스타트업에 대한 사모펀드의 자금제공이 확산됨에 따라 기업공개와 상장기업이 감소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다(예컨대 2020.7.12.자). 오늘은 비슷한 현상이 주식시장에서 뿐 아니라 대출시장에서 진행 중임을 지적하고 그 의미를 분석하는 최신 문헌을 소개한다. Jared A. Ellias & Elisabeth de Fontenay, The Credit Markets Go Dark, 134 Yale Law Journal ___ (2024). 두 저자는 이 블로그에서는 낯익은 학자들로 두 사람이 공저한 채권자 보호에 관한 논문도 이미 소개한 바 있다(2023.5.20.자).

저자들은 먼저 주식시장과 대출시장에서의 상반된 트렌드를 지적하는 것으로부터 논문을 시작한다. 즉 주식시장에서는 스타트업에 대한 사모펀드의 투자가 활발해짐에 따라 기업공개가 미뤄지고 또 상장회사에서도 대규모펀드의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분산된 주식소유가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반면에 대출시장에서는 은행중심의 대출로부터 신디케이트대출로 전환됨에 따라 비은행투자자에 의한 분산투자현상이 진행되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들에 따르면 최근에는 대출시장에서도 대출채권이 소수의 사모펀드에 집중되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저자들은 이들 사모펀드에 의한 직접 대출을 사적신용(private credit)이라 부르는데 사적신용의 규모는 2000년 4억달러에서 2023년에는 1.6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엄청나다.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4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먼저 II장에서는 회사에 대한 대출이 은행에 의한 관계적 대출(relationship lending)에서 출발하여 신디케이트대출을 통해서 대출채권에 대한 투자가 분산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저자들은 이런 변화를 권리자의 분산이라는 측면을 강조하여 “민주화”(democratization)라고 칭하며 민주화가 기업지배와 재무, 도산법에 미친 영향을 검토한다. III장에서는 사적신용대출이 확대되는 현상에 관한 데이터를 제시한다.

이어서 IV장에서는 사적신용이 지닌 장점을 차입하는 기업, 자금제공자, 자산운용자의 관점으로 나누어 검토한다. 기업의 관점에서의 장점으로는 다음 사항들을 든다. ①보다 신속함, ②융통성 있음, ③재무상 어려움을 겪는 경우 채권자의 매각가능성이 낮음, ④사적신용제공의 과정이 기밀유지에 보다 적합함. 자금제공자의 관점에서는 보다 수익성이 높고 계약상 보호가 더 두텁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든다. 또한 신용제공을 중개하는 자산운용자의 관점에서는 수수료가 높고 은행법상의 제약을 받지 않고 관계적 대출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지적한다. 끝으로 V장에서는 사적신용의 확대가 갖는 함의를 다음 세 가지 방면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①기업지배와 재무, ②회사정보의 생성, ③기업의 부실과 도산. ①과 관련해서는 주식시장에서 뿐 아니라 대출시장에서도 자산운용자의 선호나 판단이 압도적으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②와 관련해서는 회사, 투자자, 거래에 관한 정보가 점점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③의 부실기업의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시장에서의 평가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현재와 달리 채권자인 사모펀드의 영향력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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