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초 머스크의 천문학적인 보수를 무효로 선언한 델라웨어주법원 판결을 소개한 바 있다(2024.1.31.자). 당시 내놓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내심 그 보수는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그 보수는 지난 6월 테슬라의 주주총회에서 이해관계 없는 주주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재승인을 받음으로써 소동은 일단락되었다. 오늘은 머스크의 보수가 CEO보수로 최대규모인 것은 맞지만 미디어가 비판한 것처럼 그렇게 과도한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Jeffrey L. Coles, Naveen D. Daniel & Lalitha Naveen, Musk’s $56 billion: Pay, Incentives, or Rewards? (2024). 저자들은 모두 미국의 경영대 교수이다.
미국 언론은 머스크의 보수가 560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하였지만 저자들은 머스크의 2018년 보상계약을 분석한 후 언론의 보도가 여러 면에서 과장된 것이며 보상계약은 나름의 합리성을 지닌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논문에서 정리한 머스크의 보상계약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이루어져있다. 머스크는 10년간 현금보상은 전혀 받지 않고 스톡옵션만을 받을 수 있는데 그 스톡옵션은 단계적으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 분할지급된다. 요건은 시가와 운영성과로 나뉘고 운영성과는 매출과 EBITDA로 나뉜다. 시가는 12단계(milestones)로 나뉘고, 운영성과는 매출과 EBITDA가 각각 8단계로 나뉜다. 스톡옵션은 각 단계별로 총주식 수의 1%에 달하는 규모로 지급되는데 그것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단계별 시가기준과 아울러 단계별 매출이나 EBITDA기준중 하나를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이 기준은 매우 엄격하게 정해져 있다. 시가기준의 경우 매 단계당 기준연도인 2018년 시가에 비하여 100%씩 증가하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매출의 경우 8단계요건을 모두 충족하려면 약1400%가 증가해야 하고 EBITDA의 경우에는 약2100% 증가해야 한다.
저자들은 CEO보수를 분석할 때에는 다음 세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①회사의 비용, ②CEO의 향후 업무수행을 이끌어 내는 인센티브효과, ③성과에 상응하여 받은 보상. 논문에 따르면 언론에서 말하는 560억달러는 ①과는 전혀 관련이 없고 머스크가 받을 수 있었을 보상의 최대치와 다소 관련이 있을 뿐이다. 저자들은 ①회사의 비용이 23억달러에 불과하고 연봉으로 환산하면 2억3천만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스톡옵션과 관련해서는 특히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한다.
– 그 행사가격이 2018년 이사회 승인 시의 시가로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에만 머스크가 돈을 벌 수 있다는 점
– 스톡옵션은 자동적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성과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지급된다는 점- 그 성과요건은 매우 가혹하다는 점
– 스톡옵션 행사로 얻은 주식은 5년간 보유해야 한다는 점
저자들은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하며 논문을 마무리하고 있다. “당신이 주주라면 주가를 1200% 올린 CEO에게 12% 주식을 줄 것인가? 테슬라 주주들은 ”그렇다“고 답했다. 테슬라 CEO에게 주어진 것과 비슷한 (당신이 일하는 회사의 성과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10년간 무보수로 일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상계약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는가? 우리들 대부분의 경우 답은 ”절대 아니다“일 것이다. 그러나 테슬라 CEO는 그 계약을 수락했다. 그는 자신을 걸었고, 그는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