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라웨어주 판례법상 지배주주의 이익충돌거래에 적용되는 MFW기준을 둘러싼 최근의 논의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다(2024.12.4.자, 2024.10.12.자 등). 오늘은 MFW기준을 지배주주의 “독특한 비전”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 제안을 담은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Zohar Goshen, Assaf Hamdani & Dorothy Lund, Fixing MFW: Fairness and Vision in Controller Self-Dealing (2024). Goshen과 Hamdani교수는 바로 지배주주의 “독특한 비전”이론을 창시한 인물이고 Lund는 최근 가장 활동적인 학자로 꼽을 수 있는 학자이다.
저자들은 MFW기준의 문제점을 Musk의 스톡옵션을 무효화한 Tornetta판결을 소재로 하여 분석하고 개선안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법원은 지배주주가 지닌 “독특한 비전”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므로 가급적 법원이 그것을 평가해야 하는 상황을 최소화하도록 기존의 MFW기준을 지배주주의 관점에서 완화할 것을 주장한다.
서론과 결론을 제외한 논문은 3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II장에서는 지배주주의 이익충돌거래에 적용되는 기존 기준과 MFW기준을 설명한다. III장에서는 “독특한 비전”의 가치평가가 불가능함을 Tornetta판결을 토대로 주장한다. 핵심은 자신들의 개선안을 제시한 IV장이므로 그 내용을 간단히 정리한다.
2014년 델라웨어 대법원은 MFW판결에서 지배회사가 종속회사와의 합병을 통해서 소수주주를 축출하는 거래에서 경영판단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➀독립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의 승인과 ➁강압상태가 아니고 충분한 정보를 갖춘(uncoerced, fully informed) 소수주주의 과반수 동의(MOM)가 모두 필요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2020.6.30.자 포스트). MFW기준의 두 가지 요건 중 어느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전체적 공정기준(entire fairness standard)가 적용된다. 이 MFW기준은 2024년 Match판결에서 지배주주의 일반적인 이익충돌거래까지 적용범위가 확장되었다.
저자들의 개선안은 ①MFW기준의 수정과 ②MFW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전체적 공정기준의 수정에 관한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①과 관련하여 저자들은 기존의 MFW기준에서 MOM의 전제조건으로 요구되는 “충분한 정보”요건이 과중하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특별위원회의 승인과정과 관련하여 이사의 독립성을 포함한 절차의 공정성에 관한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으면 MOM까지 무효로 보는 현재의 태도는 너무 엄격하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승인과정에 대한 정보의 전달이 불충분하더라도 거래의 재무적 내용에 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된 경우에도 적어도 MOM의 효력은 유지되고 따라서 거래의 불공정성을 증명할 책임을 원고가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②와 관련하여 저자들은 MFW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여 전체적 공정기준이 적용되는 경우에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그 내용을 달리 할 것을 주장한다. 먼저 MFW의 어느 쪽 요건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피고가 당해 자산의 가격이 평균적인 자산의 가격에 비하여 적절함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지배주주의 보수의 경우에는 독특한 비전의 가치를 주장할 여지는 없다. 다음에 저자들은 특별위원회 승인만을 얻은 경우와 MOM만을 충족한 경우를 구별한다. 전자의 경우에는 원고가 가격의 불공정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 이 경우 가격의 공정성은 유사한 거래에서의 가격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불공정성의 증명책임은 역시 원고가 부담하지만 그 경우 법원은 MOM에서의 독특한 비전에 대한 평가를 존중할 것이라고 본다. 즉 저자들은 특별위원회의 승인보다 이해관계 없는 주주들의 승인의 가치를 보다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자신들의 개선안의 장점으로 지배주주의 독특한 비전의 가치를 법원이 평가해야 하는 경우를 최소화한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지배주주의 보수결정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이익충돌거래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개선안을 적용할 것을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