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erils of Small-Minority Controllers, by Lucian A. Bebchuk & Kobi Kastiel

Harvard Law School의 Bebchuk교수는 중량감 있는 논문들을 무수히 발표하고 있는 정상급 회사법학자이다. 그의 논문은 어느 것도 그냥 넘길 것은 없지만 오늘 소개하는 논문은 우리나라 재벌과도 관련이 있기에 특히 눈길을 끈다. Lucian A. Bebchuk & Kobi Kastiel, The Perils of Small-Minority Controllers, 107 Georgetown Law Journal 1453 (2019)

이 논문은 차등의결권주식에 관한 것으로 3년전 발표한 전작(Lucian A. Bebchuk & Kobi Kastiel, The Untenable Case for Perpetual Dual-Class Stock, 103 VA. L. REv. 585 (2017))에 이은 후속편이다. 전작이 차등의결권구조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경우의 문제점을 다룬 것이라면 이 논문은 Small Minority Controller(SMC)의 문제점을 다룬 것이다. 그가 말하는 SMC는 우리 재벌 총수와 같은 지배소수주주를 가리킨다. 그냥 Minority라고 하지 않고 앞에 small, very small, tiny란 형용사를 붙인 것은 그의 경제적 지분이 (각각 15%, 10%, 5% 이하로) 매우 작기 때문이다. 그 면에서 SMC는 우리 재벌총수에 한층 접근하고 그가 말하는 SMC의 문제는 우리 재벌총수의 문제와 대동소이하다. 미국에서 SMC가 출현하게 된 것은 주로 차등의결권주식 때문이라는 점이 우리 재벌과 다를 뿐이다.

그의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빼면 크게 4부분으로 이루어져있다. I장에서는 SMC가 발생시키는 문제점들을 이익충돌거래나 무리한 기업확장 구체적인 맥락을 곁들여 소개한다. II장에서는 예컨대 특정 가족에 40%의 의결권지분을 배정하는 정관규정을 두는 방법을 비롯해서 SMC가 다수의 의결권지분을 확보하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실례를 토대로 살펴본다. III장에서는 경제적지분과 의결권지분의 극적인 격차가 확산되고 있는 현상을 역시 실례를 토대로 제시한다. 저자는 30%의 사례에서 지배자가 5%이하의 주식으로도 지배권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IV장에서는 정책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➀SMC지분에 대한 공시강화, ➁경제적지분과 의결권지분 사이의 격차의 제한, ➂SMC가 지배하는 회사에서의 투자자 보호 강화, ➃중도의 변경(midstream changes)제한 등을 대책으로 제안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우리 재벌과 관련하여 SMC의 문제점은 오랫동안 줄기차게 제기되어왔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SMC의 문제점, 메커니즘, 확산추세보다는 그에 대한 대책이다. 그가 제시한 다양한 대책들은 대부분 친숙한 것이다. 비슷한 주장이라도 세계적 학자의 이름이 붙어있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무게가 더 실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그토록 지지부진했던 논의가 미국에서라고 특별히 신속하게 진전될 리는 없으니 앞으로 차분하게 논의의 진전을 지켜볼 일이다. 차등의결권주식이 미국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현실(예컨대 3.17자 포스트)을 감안하면 이제는 더 많은 나라들이 우리와 회사법적 과제를 공유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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