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플라이언스부서와 규제당국 사이의 관계

이제는 국내 금융기관에서도 법무와 컴플라이언스업무는 서로 독립된 부서에서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컴플라이언스업무를 법무부서에서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있는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Sean J. Griffith, Agency, Authority, and Compliance (2020) 저자는 Fordham Law School 교수이고 논문은 올해 출간될 CAMBRIDGE HANDBOOK OF COMPLIANCE(Sokol & van Rooij, eds.)에 게재될 예정이다.

저자는 컴플라이언스는 규제당국과 공생관계에 있음을 지적한다. 규제당국은 컴플라이언스를 이용해서 자신의 규제권한을 법적 한계를 넘어서 행사하고 컴플라이언스는 규제당국의 적극적 간섭을 핑계로 회사 내에서 자신의 위상을 높인다는 것이다. 규제당국은 회사 내에서 컴플라이언스부서를 법무부서와 독립시켜 운영할 것을 요구하는데 그것을 통해서 엄격한 법의 지배를 회피하려 할 수 있다.

논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장은 회사윤리규범의 대두와 그것이 컴플라이언스에 의하여 포섭되는 과정에 대해서 서술한다. 2장은 역사적으로 컴플라이언스기능이 정부의 개입에 의하여 발전해온 과정을 고찰한다. 3장은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규제당국의 간섭에 대해서 살펴본다. 4장은 간섭의 결과 규제당국의 활동이 법의 지배원칙과 충돌하는 정도에 이르렀음을 지적한다. 5장에서는 문제의 해법으로 컴플라이언스를 법무부서에 종속시켜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법무부서가 회사이익의 관점에서 법을 해석하고 법이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먼저 확정한 후 컴플라이언스부서가 그것을 준수하는 임무를 맡아야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규제당국이 회사 내에서의 컴플라이언스부서의 조직 같은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말고 오로지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데 집중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규제당국은 물론이고 컴플라이언스업무 담당자들도 전혀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라 얼마나 실현가능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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