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은 어떻게 알리바바그룹을 지배하는가?

알리바바는 1999년 마윈이 창업한 IT기업으로 2020년 중반 시가총액이 5천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간판기업이다. 그러나 최근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선언하여 다시 주목을 끈 화제의 인물 마윈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알리바바그룹을 지배하는지에 관해서는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오늘 소개하는 글은 5%에 미달하는 주식을 가진 마윈이 어떻게 알리바바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최신 문헌이다. Jesse M. Fried & Ehud Kamar, Alibaba: A Case Study of Synthetic Control (2020) 저자들은 중국전문가는 아니지만 저명한 회사법학자들로 그들의 설명은 구체적이면서도 명쾌하다.

알리바바의 지배구조는 독특하다. 먼저 알리바바 이사회 구성원의 과반수는 이른바 알리바바조합(Alibaba Partnership)이 선임하게 되어있으므로 일반적으로 그 조합이 알리바바그룹을 지배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 조합은 소수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조합위원회(Partnership Committee)에 의하여 사실상 지배된다. 마윈은 조합원과 이 위원회의 종신위원을 겸한다. 뿐만 아니라 마윈은 앤트그룹(Ant Group)이란 별도의 회사를 알리바바그룹에 대한 경영권 확보에 활용하고 있다. 마윈이 지배하는 앤트그룹은 두 가지 기능을 담당한다. ➀먼저 조합위원회의 구성원을 선임함으로써 위원회를 지배하고 그 위원회를 통해서 조합과 나아가 알리바바 이사회를 지배한다. 결국 마윈은 앤트그룹을 통해서 알리바바 모든 임직원의 목줄을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➁또한 알리바바의 중국내 사업체인 VIE(뒤에 설명)가 보유하는 중요한 라이센스의 이용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이런 구조를 통해서 마윈은 보유주식이 5%에 미달함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런 구조가 유지되는 한 보유주식이 더 감소하더라도 그의 경영권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저자들의 결론이다. 저자들은 알리바바가 피라미드구조나 차등의결권주식과 같이 주식에 기반한 지배와 구별되는 정관과 계약에 기반한 지배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고 있다.

이 논문은 먼저 알리바바와 앤트그룹의 구조를 설명한 후(II) 위 ➀과 ➁의 구조를 상세히 설명하는(III & IV)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이하에서는 그 내용 중에서 몇 가지 대목만을 간단히 언급하기로 한다.

– 알리바바 조합의 이사 지명권: 알리바바 정관은 알리바바조합에 이사회 구성원 과반수를 지명할 권한을 부여한다. 그 조합은 위원회가 마련한 후보자명단 중에서 다수결로 이사를 지명한다. 위 정관조항은 의결권 95%이상의 동의를 얻어야만 변경할 수 있다. 이 정관규정과 별도로 마윈과 소프트뱅크 등 일부 주주들은 주주간계약을 체결하여 조합이 지명한 후보자들에게 찬성표를 던지기로 합의하였다.

– 알리바바조합에 대한 마윈의 지배: 2020년7월 현재 조합은 마윈과 27명의 알리바바 임원, 그리고 8명의 앤트그룹 임원으로 구성된다. 1명을 제외하고 조합원은 모두 중국국적을 갖고 있다. 마윈은 이들 조합원들을 지배한다. 먼저 엔트그룹 임원들은 마윈이 해임할 수 있고 해임된 임원은 알리바바 조합원 자격을 상실한다. 또한 마윈은 위원회를 지배하고 있는데 그 위원회를 통해서 알리바바 임원인 조합원들을 지배한다. 위원회는 이사후보지명권을 가지므로 이들 이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들 이사들을 통해서 알리바바 임원인 조합원들을 지배할 수 있는 것이다.

– 해외증시에 상장된 다른 중국기업과 마찬가지로 알리바바도 이른바 VIE(variable interest entity)모델을 택하고 있다(VIE모델에 관해서는 김건식 외, 중국회사법(2018) 310면 이하). 중국정부는 통신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일부업종 기업의 해외상장을 금하고 있는데 VIE모델은 이런 법적 장애를 회피하여 국내기업을 사실상 해외상장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두기 위한 수단으로 개발되었다. VIE모델이란 간단히 말하면 국내기업을 직접 해외에서 상장하는 대신 외국기업의 100% 자회사(WFOE: wholly-foreign-owned enterprise)를 국내에 설립하여 복잡한 계약관계를 통해서 국내기업의 현금흐름을 제공받도록 하고 그 외국모회사를 해외증시에 상장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여기서 그 국내기업을 VIE라고 하는데 VIE는 창업자를 포함한 중국인들이 소유하기 때문에 중국 국내법상 필요한 각종 라이센스를 소유하는데 장애가 없다. 다만 이런 VIE모델은 국내법상 허용되지 않은 결과를 얻기 위하여 계약을 이용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런 계약의 효력을 부정하는 중국계약법 규정상 WFOE와 VIE사이의 계약이 유효한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아직 중국 정부나 법원은 그에 대한 유권적인 해석을 내린 바 없다. (VIE의 효력에 대한 회의적 견해는 많지만 최근 것으로 https://www.chinalawblog.com/2019/04/chinas-new-foreign-investment-law-does-not-resuscitate-vies.html) 현재 알리바바그룹은 4개의 주요 VIE를 포함한 다수의 VIE를 거느리고 있는데 마윈은 이들 VIE를 지배하는 자들 모두를 직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저자들은 마윈이 알리바바 이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잃는 경우에도 VIE에 대한 지배를 통해서 여전히 전체 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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