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콜럼비아 블로그에 올라온 흥미로운 포스트를 소개한다. Andrew Verstein, The Problem with Insider Giving (2020)
저자가 내부자증여라고 표현한 사례는 지난 달 거액의 정부자금을 얻을지 모른다는 소문 때문에 Kodak사 주식이 2달러에서 33달러로 급등하자 회사 이사가 1억 달러가 넘는 보유주식을 자신이 지배하는 공익재단에 기부한 경우를 말한다. 대주주가 이런 증여를 하는 주된 이유는 세금감면을 받기 위해서이다. 실제로 이 사례 말고도 이런 증여는 상당 수 존재한다고 한다. 그 이사가 그 소문이 근거 없음을 알았다면 그 정보를 이용해서 거래하는 것은 내부자거래로 처벌된다. 그러나 거래가 아니라 증여하는 경우는 처벌되지 않는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자는 이런 거래도 미국법상 내부자거래로 처벌되고 또 이론상으로도 처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Rule 10b-5는 증권의 매매를 요하지만 반드시 그 주체가 내부자일 필요는 없고 사례에서와 같이 자신이 지배하는 재단에 증여하고 그 재단으로 하여금 그 증권을 바로 매각하도록 한 경우에는 내부자거래로 처벌한 사례가 있다고 한다. 저자는 재단이 증권을 바로 처분하지 않는 경우에도 다른 연방법규정(우편전신사기조항이나 18 USC §1348)이나 주법에 의하여 처벌될 수 있고 충실의무위반으로 인한 책임을 질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내부자거래를 규제할 근거는 내부자증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본다. 그러나 과연 거래로 바로 연결되지 않는 증여를 내부자거래로 처벌해야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 문제는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리는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내부자증여는 우리나라에도 이미 존재하는 현상이다. 최근 신문을 보면 코로나 사태로 주가가 하락한 틈을 타서 일부 대기업 지배주주들이 자식들에 대한 주식증여가 늘고 있다고 한다. 그 주된 동기는 증여세 내지 상속세 절감일 것이다. 물론 코로나 사태로 인한 주가하락은 특정 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므로 그 증여를 내부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