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 Lawrence Westbrook, Transparency in Corporate Groups, 13 Brook. J. Corp. Fin. Com. L. 1 (2018)

저자인 Westbrook교수는 Elizabeth Warren상원의원과 많은 논문과 책을 공저한 도산법 교수로 특히 국제도산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나는 2011년 와세다대학의 도산법 프로그램을 함께 참여하며 대지진을 겪었기 때문에 더욱 잊을 수 없다. 도산법과 회사법은 접점이 없지 않지만 나와 그 분사이에는 학문적으로 접점이 없었다. 그런데 프로그램 주제가 도산법이었기 때문에 나는 회사법 중에서 가장 도산에 근접한 주제를 찾았는데 마침내 선택한 것이 “도산에 임박한 회사와 이사의 의무”라는 주제였다.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주제에 대해서 그 분이 쓴 논문(Henry Hu & Jay Lawrence Westbrook, Abolition of the Corporate Duty to Creditors, 107 Columbia Law Review 1321 (2007))으로부터 시사를 받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그 분도 내 발표를 듣고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 후 재회의 기회는 없었는데 이 논문에서 다시 그 분과의 학문적 접점을 발견하게 되어 반가웠다.

논문에는 “기업집단에서의 투명성”이란 다소 막연한 제목이 붙어 있지만 결국 자회사채무에 대한 모회사의 책임에 관한 글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고전적인 문제가 미국에서도 아직 문제되고 있다는 것인데 이 논문은 그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논문은 일단 도산법적 해법에 초점을 맞추어 사기적양도(fraudulent conveyance)나 실체적병합(substantive consolidation) 같은 기존 법리 대신 투명성을 요구하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기업집단은 사전에 계열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짐을 공시하지 않으면 계열회사 채무에 대해서 자동적으로 책임을 지게 된다. 이 제안은 담보이익(security interest)의 신고(filing)를 요하는 UCC 제9장의 접근방식을 따른 것이다. 이와 비슷한 접근방식은 이미 호주에서 채택하고 있다고 한다. 호주에서는 대규모기업집단은 자회사별로 재무제표를 제출하거나 계열회사사이에 상호보증을 하거나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데 다수 회사가 기업집단 책임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https://ssrn.com/abstract=3287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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