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에서의 채권의 영향

이제까지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논의는 주로 경영자의 대리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에 집중되었고 특히 주주의 관점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채권자도 채권계약상의 약정(covenants)을 통해서 실제 지배구조상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늘은 기준의 주식중심의 지배구조 패러다임을 넘어서 채권의 영향도 반영한 종합적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최근 연구를 소개하기로 한다. Tomer Stein, Debt as Corporate Governance, 74 HASTINGS L.J. 1281 (2023). 저자는 이달 초에도 소개한 바 있는(2024.9.3.자) 테네시대학 교수이다.

최근에는 경영자의 대리비용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주주의 잘못된 결정으로부터 발생하는 비용, 즉 본인비용(principal costs)이란 개념도 관심을 끌고 있다. 저자는 대리비용과 본인비용을 합쳐서 지배비용(control costs)이라고 부른다. 이제까지의 학계의 관심은 주로 주주의 관점에서 지배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에 집중되었고 그것은 나름의 타당성을 갖는다. 그러나 저자는 그것만으로는 기업지배구조의 전모를 파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지배비용의 규모는 회사의 채무구조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계약상의 메커니즘에 따라 좌우된다.

서론과 결론을 제외한 논문은 3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먼저 I장에서는 채권과 회사의 관계를 이론적으로 살펴본다. 먼저 전통적인 주식중심의 패러다임과 그 한계를 살펴본 후 채권의 역할까지 반영된 종합적인 지배구조 모델을 제시한다. 이와 관련하여 저자는 채권의 지배방식은 룰(rule) 중심인데 반하여 주식의 지배방식은 신인의무와 같은 스탠다드 중심이란 점을 강조하며 양자의 차이를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예컨대 부실상태에 빠진 회사와 같이 회사가 나아갈 방향이 분명할 때에는 내용이 보다 구체적인 룰의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채권의 지배방식에는 비용도 수반된다는 점에서 저자는 채권자비용(debtholder costs)이란 개념도 지배비용에 포함시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채권자비용은 다음 세 가지 구조적인 이익의 불일치로부터 발생한다. ①채권자와 경영자간의 불일치, ②채권자들 사이의 불일치, ③채권자와 주주사이의 불일치. 저자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이러한 세 가지 유형의 채권자비용을 설명한다.

이어서 II장에서는 실제 사용되는 약정들을 토대로 지배구조에서 채권과 채권계약이 수행하는 역할을 검토한다. 저자는 채권계약에서의 약정을 이사회구성을 비롯한 회사의 지배에 대한 약정과 재무상의 약정으로 구분하고 재무상의 약정을 다시 현금운용을 제한하는 약정과 자산운용을 제한하는 약정으로 나누어 검토한다. 끝으로 III장에서는 채권이 다음의 몇 가지 회사법상의 현상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다. ①주회사법의 후퇴와 연방법의 확대, ②기관투자자 영향력의 상승, ③기업의 사회적책임과 ESG의 증진과 아울러 사회적으로 유익한 회사목적 재조정의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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