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규제와 신인의무

우리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업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금융투자업을 영위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37(1)). 이러한 신의성실의무가 영미법상의 신인의무에 해당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학설상 다툼이 있지만 나는 부정적이다(김건식/정순섭, 자본시장법 (제3판 2013)) 761면 이하). 그보다는 투자자문업자 등 일부의 금융투자업자만을 적용대상으로 하는 선관의무와 충실의무(§§79, 96, 102)가 더 신인의무에 가까운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들 의무는 신인의무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아직 판례나 학설에 의하여 […]

경영판단원칙과 내용적 요건

경영판단원칙이란 경영자가 신중하게 내린 결정은 그것이 후에 실패로 판명된 경우에도 경영자의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리킨다. 경영자의 판단을 존중함으로써 경영자를 보호하기 위한 원칙이기 때문에 당해 결정의 내용이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라면 법원이 그 당부를 따지는 것은 삼가야할 것이다. 이처럼 내용적 요건은 경영판단원칙과 조화되지 않는 면이 있지만 어느 곳에서도 완전히 포기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 대법원은 “그 […]

증권규제상 public-private구분의 후퇴

특히 최근 미국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공모시장의 후퇴와 사모시장의 약진이란 현상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에서도 몇 차례 소개한 적이 있다. 2020.7.12.자 포스트에서 소개한 Elizabeth de Fontenay, The Deregulation of Private Capital and the Decline of the Public Company, 68 Hastings L.J. 445 (2017)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논문에서 사모시장의 약진의 원인으로 제시한 규제완화에 대해서는 […]

규제기관의 역할을 하는 자산운용사

USC의 Dorothy Lund교수는 UPenn의 Elizabeth Pollman교수와 함께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여성학자이다. 그의 논문은 이미 수차례 소개한 바 있는데(가장 최근 것은 2022.6.7.자 포스트) 오늘은 또다시 자산운용사에 대한 최신 논문 한편을 소개한다. Dorothy S. Lund, Asset Managers as Regulators, 171 University of Pennsylvania Law Review (forthcoming 2022). 미국에서 통상 Big Three라고 불리는 BlackRock, Vanguard, State Street […]

물권법의 관점에서 본 NFT거래

최근 NFT에 관한 기사가 자주 미디어에 등장하고 있다. NFT가 고가로 거래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그것이 앞으로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NFT의 법적 성격에 대한 분석은 많지 않다. 오늘은 그에 관한 비교적 최신 문헌을 한편 소개한다. Juliet M. Moringiello & Christopher K. Odinet, The Property Law of Tokens, Florida Law Review (Forthcoming 2022). […]

대형회사와 소형회사 사이의 지배구조 격차에 대한 재검토

작년 4월 미국의 상장회사의 경우에도 대형회사와 소형회사 사이에는 기업지배구조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 논문을 소개한 바 있다. Kobi Kastiel & Yaron Nili, The Corporate Governance Gap, 131 Yale L. J. 782 (2021)(2021.4.21.자 포스트)를 보인다. 그 논문에서 저자들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대형회사들은 “좋은 지배구조”를 택하고 있지만 소형회사들의 지배구조는 여전히 미흡한 상태라고 주장하였다. 이어서 그들은 그런 차이를 […]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둘러싼 소동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는 미국을 넘어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5월13일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에 트위터 인수를 보류할 것임을 밝힘에 따라 이 문제는 이제 경제계를 넘어 법조계에서도 보다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관해서는 최근 콜롬비아 로스쿨 블로그에 Coffee교수가 재미있는 포스트를 발표한 바 있다. John C. Coffee, Jr., Predicting the Unpredictable: What Will Musk Do […]

내부자거래규제의 이론적 근거

오늘은 내부자거래의 규제를 정당화하는 이론적 근거에 관한 최근 논문을 소개한다. Michael D. Guttentag, Avoiding Wasteful Competition: Why Trading on Inside Information Should Be Illegal, 86 Brook. L. Rev. 895 (2021). 저자는 LA의 Loyola 로스쿨에서 증권법과 회사법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외부효과의 존재나 경쟁의 부족을 드는 것이 보통이다. 저자는 과도한 경쟁도 자원의 낭비를 […]

고장난 사채시장

오래 만에 다시 사채에 관한 논문, 그것도 사채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이론적으로 분석한 최신 논문을 소개한다. Jonathan Brogaard & Yesha Yadav, The Broken Bond Market(2022). 제1저자는 재무관리학자이고 제2저자인 Yadav교수는 밴더빌트 로스쿨에서 금융법을 가르치는 여성교수이다. 수년 전 밴더빌트와 싱가폴에서 한 번씩 만나본 일이 있는데 말이 워낙 속사포 같이 빨라서 알아 듣기 어려웠다는 인상만 남아 있다. 저자들은 허쉬만(Albert […]

“개화된” 주주이익중심주의의 문제점

하바드의 Bebchuk교수가 이해관계자이익을 강조하는 이른바 stakeholderism에 회의적 시각을 가졌음은 이 블로그에서도 몇 차례 다룬 바 있다(예컨대 2022.2.26.자; 2021.8.20.자 포스트). 오늘은 또 한 편의 최신논문을 소개한다. Lucian A. Bebchuk, Kobi Kastiel, & Roberto Tallarita, Does Enlightened Shareholder Value Add Value?, The Business Lawyer, Vol. 77 (forthcoming 2022) 논문에서 말하는 “개화된”(enlightened) 주주이익중심주의(ESV)는 이해관계자이익을 적절히 반영하는 것이 장기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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